정부, 올 상반기 내 민생경제 발목 잡는 걸림돌 규제 60건 손질
중소기업·소상공인 민생규제 개선방안 주요 사례 (정보그림=국무조정실)
정부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 개선을 대폭적으로 추진한다. 최근 내수 침체 장기화로 힘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시름을 규제 완화로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에, 인력난 완화를 위해 앞으로는 외국인근로자의 권역간 사업장 이동을 허용하고, 학위·자격증 없이도 순수 현장경력만으로 중급 전기공사기술자 자격취득을 허용할 예정이다.
또, 카페 등 휴게음식점 내 상·하 칸막이 높이기준 완화, 레미콘트럭 등 건설기계 옥외광고와 농업법인의 태양광 잉여전력 거래 허용 등 불필요한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정부는 10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민생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규제개혁신문고, 규제혁신추진단, 중소기업 옴부즈만 등을 통해 제조·건설업 등 주요 5개 업종·업태별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수요자 맞춤형 규제애로 해소방안 총 60건을 발굴·확정했다.
특히 민생경제 회복의 시급성을 감안해 상반기 내에 완료할 수 있는 과제를 중심으로 선정하고,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신속히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의 일환으로 재정·세제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바, 더불어 규제혁신을 통한 상승 효과 극대화로 민생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고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 제조·건설업
그동안 외국인근로자(E-9)의 사업장 변경은 최초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이 소재한 권역 내에서만 가능했다.
이는 외국인근로자의 수도권 집중 방지 등을 위해 권역 내에서만 사업장 변경을 허용한 것이나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의 이동은 제한되어 지방 소규모 사업장들의 인력난이 가중됐다.
이에 외국인근로자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비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권역간 이동을 허용해 비수도권 지역 사업장의 인력난을 완화한다.
아울러 외국인근로자 배정시 내국인 채용실적을 반영하는 고용허가 기준에서 내국인 채용실적 배점을 삭제하는 등 고용허가제 평가요건을 개선한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에 전기공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순수 현장경력만으로 중급 전기공사기술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현장경험이 풍부한 순수경력자의 중급 취득을 허용함으로써 인력 활용을 극대화해 현장 인력난도 완화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중급기술자의 인정 범위가 확대되면 초급기술자는 충분한 현장경험을 토대로 중급 승급의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생활·전문서비스업
정부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2020년에 휴게음식점·제과점 등의 상·하 칸막이(복층구조) 구획을 허용했다.
다만 당시 상·하층의 높이는 각각 1.7m 이하로 제한한 바, 상가 실내 높이가 4~5m인 경우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 시공 등 부담이 발생했다.
이에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해 칸막이 공간 구획시 상·하층 높이 기준을 완화해 복층구조의 효율적 활용으로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완화 및 매출 증대를 도모한다.
한편 기존에는 도시철도차량,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의 교통수단에 옥외광고를 허용했는데, 건설기계 중에는 덤프트럭만 유일했다.
반면 건설기계 중 덤프트럭과 유사하게 차체에 광고물을 부착할 수 있는 레미콘트럭과 굴착기 등은 옥외광고가 불가했던 바, 이를 개선하고자 올해 상반기 중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이틀 통해 도로운행을 위해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레미콘과 트럭지게차 등 9종의 건설기계도 옥외광고물 표시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결과 건설기계 소유 자영업자의 광고비용 절감과 함께 홍보기회 또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수출입·조달기업
식품의 표시는 정확한 정보 제공 및 위·변조 방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지워지지 않는 잉크·각인 등을 사용해야 하고, 식품안전과 관련없는 예외적인 경우만 스티커 부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어로 인쇄된 수출용 식품은 수출계약 변경 등 불가피한 사유로 수출할 수 없게 되더라도 스티커 부착이 불가능해 국내 기준을 충족했어도 활용 못하고 폐기했다.
이에 불가피한 사유로 수출하지 못한 외국어표시 식품은 제조·가공·조리용, 급식용, 기부용, 행사용 등에 한해 한글표시사항 스티커표시를 허용해 국내 식품 수출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아울러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공인인증 사업장(HACCP, KS 등 12종)은 중소기업 직접생산확인을 위한 현장심사를 면제한다.
이같은 절차 간소화로 연평균 10억 원이 지출되는 중소기업의 심사비용을 절감하고 직접생산확인 증명서 발급시간도 기존 14일에서 5일로 단축될 전망이다.
◆ 창업·인증기업
그동안 청년창업기업은 지자체 등과의 공공조달 계약시 추정가격 2000만 원 이하 범위까지만 수의계약이 가능해 공공조달 판로 개척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청년창업기업과 지방계약시 추정가격 5000만 원 이하 까지로 허용해 청년창업기업의 공공조달 판로 확대를 통한 성장을 지원한다.
또한 창업보육센터 입주시 청년창업자 우대조항을 신설해 청년창업기업의 창업환경을 개선하고, 조기 안착도 지원한다.
한편 특허·실용신안 우선심사 신청시 출원인은 출원발명에 대한 자체 선행기술조사 결과를 제출해야 하나, 인력·자금여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우선심사 신청시 자체 선행기술조사 결과제출 요건을 삭제하도록 개선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의 기술 보호 및 신속한 사업화를 촉진한다.
◆ 농·어업
기존에는 농업법인의 경우 농산물의 출하·유통·판매 등 농업과 관련된 경영 및 부대사업만 영위할 수 있었다.
때문에 농업법인의 부대사업 범위가 협소해 농업용 공장, 창고 등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로 생산한 잉여전력을 판매하고 싶어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농업법인이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생산한 전력은 잉여전력에 한해 매출제한(총 매출액의 30%)을 두어 부대사업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한편 어선의 월선·피랍 방지 및 안전대책으로 서해 특정해역에서의 야간 조업을 통제함에 따라 어민의 권익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안전대책 보완(조업한계선 북방 경비 상시배치 등)을 통해 서해 특정해역 야간조업 통제를 전면 해지할 계획이다.
이로써 조업시간 증가에 따른 어획고는 연평균 약 850억 원 늘어나고 어업인의 조업편익도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불합리한 관행과 낡은 규제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민생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의미 있는 민생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과제들이 상반기 내에 완료될 수 있도록 이행점검을 철저히 하고, 앞으로도 국민불편 해소 및 민생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